오늘은 1월 29일 토요일.재인이가 태어난지 정확하게 5주가 되는 날이다. 5주 동안 재인이는 아직도 피부색 빨간 핏덩이 갓난아기지만 1.2키로 정도가 찐 3.6키로의 아기가 되었다.
오늘 재인이는 두 가지의 firsts를 했다.
첫번째 first는 목가누기. 요즘 하루에 몇 분씩 재인이를 엎어놓고 목 가누기를 연습시키는데, 이제까지는 발만 바둥바둥 낑낑 대다가 지치곤 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진전을 보였다. 바둥바둥 낑낑 대더니 있는 힘껏 고개를 번쩍 들고는 반대쪽으로 획 돌리는 모습을 보여 엄마와 나를 흥분시켰다. 첫 시도에 멋지게 성공하는구나 싶더니만 완벽하게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중간 지점에서 얼굴을 정면으로 이불에 폭 파묻어버리는 거다. 엄마와 나.. 빵! 터져버렸다. 그래도 우리 재인이의 힘겨운 노력이 어찌나 장하던지, 바로 안아서 마구 뽀뽀를 퍼부어주었다.
두번째 first는 손으로 사물잡기. 실은 일주일 전쯤부터 젖 먹일때마다 재인이는 위로 올라와있는 손으로 나의 옷가지를 꽈악 잡아 밑으로 땡겨내리곤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그저 아가들 손에 손가락 하나 넣으면 꽉 잡는 그런 본능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 귀여울 뿐, 성장 발전의 한걸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요 녀석이 오늘 저녁에 침대에 아빠와 누워 놀면서 손으로 아빠 안경을 와락 잡는것도 대단한데 벗기기까지 했다. 이건 대단함을 뛰어넘어 근사한 일이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나와 마주치는 눈빛이 다르고, 소리에 반응하는 표정과 눈망울의 움직임이 다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조금 더 올라있는 볼살, 매일매일 점점 접혀지는 살들이 많아져 미쉘린 맨을 흡사하는 허벅지로 변신하고 있다.
우리 재인이. 엄마가 주는 모유를 있는 힘껏 빨아서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니.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뭐 그렇게 당연한 것들로 거창하게 글을 적냐 하겠지만, 나와 오빠는 이것 외 수많은 미세한 발달들로 흥분하고 행복해한다. 왜냐하면 그 작은 변화들이 우리 재인이게는 얼마나 큰 노력이고 훈련인지 알기 때문에. 그리고 그만큼 우리 재인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다.
Sunday, 30 January 2011
Tuesday, 4 January 2011
재인엄마
모유먹이고 잠든 아가를 눕히고 오랫만에 블로그를 열었다. 요즘 나의 하루는 아가 모유 먹이기로 시작하고 끝난다. 아니 밤과 낮이 없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하루의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출산하고 난 이후부터 한번도 푹 자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약간 머리가 몽롱한 상태인 것 같기도 하지만, 아가가 순한 것에 하루에도 백번 감사하며 육아를 온 몸과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
우리 딸, 송재인이는 배가 고프면 낑낑대기는 해도 절대 울지를 않는다. 병원에서 각종 피검사에 예방접종 맞을 때는 온 몸이 쌔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울어재끼더만.. 집에 와서는 자다 혼자 깨도 눈 똘망똘망 뜨고 두리번두리번 혼자 조용히 관찰하고 있다. 모유수유 책에서 공부한데로 울기 전에 수유를 하니 정말 아가가 짜증내며 울 일도 없고, 그러면 엄마아빠는 덩달아 육아가 즐거워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한다. ㅎㅎ
새해에 오셔서 주무시고 가신 친정아빠께서 '낮이건 밤이건 너무 조용해서 애 있는 집 같지가 않다'고 하시며 순하고 착한 재인이를 이뻐 어쩔줄 몰라 하셨다.
이렇게 나는 갓난아기에게 모유를 주고,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엄마'가 되었다. 거짓말처럼 진통 단 한시간 만에 재인이가 태어나고, 나는 눈에 넣어도 정말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딸을 얻었다. 당연히 실감날리가 없다. 물론 배 아픈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축복스러운 일이 내게 일어났는데, 어떻게 쉽게 실감할 수 있을까. 나와 오빠의 모습을 반반 닮은 쪼그만 아가가 내 품안에서 오물거리고, 내 젖을 원하고, 그것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다는 사실.. 다 너무나도 감격스럽기만 하다.
분만실에서도 오빠의 손에 탯줄이 잘린 후 재인이는 바로 내 가슴에 안겨졌다. 핏덩이를 씻지도 않고 그대로 내 품에 안겨주는데, 처음 우리 아가의 그 감촉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산파가 뒷처리하는 동안 내가 고통스러워 할때마다 아가도 느꼈는지 살짝씩 찡얼거리던 재인이. 내가 긴장을 풀면 아가도 다시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요리조리 살폈다. 아기가 태어나면 아가에게 가장 좋은 장소는 그 어느 곳도 아닌 엄마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엄마의 가슴이라던데. 나도 한 작은 생명에게 그런 따스한 가슴이 되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에 눈물이 마구 흘렀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내 평생 소원이었던 만큼,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하루종일 안고 뽀뽀하는 것도 모자라 안달이 날만큼 이쁜 내 못난이 공주님. 이렇게 엄청나게 넘쳐나는 사랑을 느끼며 나 또한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기분이다. 오빠는 모유 먹일 때 내 표정이 너무 좋다고 한다. 아무리 새벽 세네시에 피곤해도 재인이를 바라보는 내 얼굴에는 인자한 엄마가 미소가 머금고 있다나..어쩐다나. ㅋ
재인이가 커가면서 세상을 배워가는 동시에 나와 오빠도 부모로써 새롭게 태어나 이 세상을 다시 배워나가는게 아닌가 싶다. 항상 감사하고 감사해야지. 나는야 이제 진정 아줌마. 재인이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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