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0 December 2010

고된 막달

우리 아가 태명은 Summer인데, 예정일은 한겨울인 12월 말인데다 100년 만에 찾아온 무시무시한 추위 속에 태어난다. 더운 여름에 태어나는 것보다 겨울이 좋다고 하지만, 이런 강추위와 폭설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나라인만큼 불편하고 불안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자면, 크리스마스를 친정에서 보내고 싶은데 폭설 주의보는 앞으로 일,이주 계속 지속될 거라고 나와서 혹시 예정일인 29일 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심하게 막히거나 아예 닫히면 어쩌지 하는 염려. 게다가 이미 급한 성격 탄로난 우리 아가.. 몇일이라도 더 빨리 나오겠다고 갑작스레 신호를 보내오면, 두시간 걸리는 거리를 슝 날라올수도 없는거고.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침대는 겨우겨우 오늘 배달날을 받아놨는데, 주말에 내린 폭설로 또 지연되는 아주 짜증나서 미치고 팔딱 뛰는 상황이 다시한번 벌어졌다. 더이상 바닥에 매트리스 깔고 자지 않아도 되는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건만... 새벽에 화장실 가기위해 일어날때마다 끙끙거리며 신음소리를 내지 않아도 될 오늘을 그렇게 고대했건만. 여기 애들.. 느려터져서 일처리하는거 보면 왜 영국이 해가 지는 나라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Alan Sugar가 그렇게 성공한 비결 중 하나도 자기 직원들 엄청 닥달해서 빨리빨리 신속하게 일처리해서라는데. 영국사람들 정말 이거 고치지 못하면 큰일나겠다 하는 생각이 이번 일을 통해 다시한번 절실하게 든다.

배가 상상초월로 불러오면서 몸도 정말 힘들어진다. 임신기간 내내 전반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아가 커가는 것을 느끼며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냈는데, 일이주 전부터는 힘겨웁다. 아가가 엉덩이로 치고 올라올 때면 숨이 막혀오고, 밥 먹고나면 계속 올라와서 속쓰림에 불쾌하고, 아가가 bladder를 눌러대면 화장실로 달려가길 하루에도 수십번, 앉아있다 일어나면 골반가 엉치가 녻슨 hinge처럼 삐끄덕거리고, 운동한다고 조금 걸으면 배가 마구 땡겨오고,,,, 그래도 요샌 일주일에 서너번은 잘 자니 그나마 다행이다.
오늘은 정말 컨디션이 안좋다. 몸살 걸린 것 같은 기분? 배도 살살 아프고, 정신도 몽롱하니 정말 기분 나쁘고 불쾌하다. 계속 눈꺼풀이 감기는 것 같고, 팔다리도 마구 쑤시고, 정말 병든 병아리가 된 기분이다. 다행히 우리 아가는 아무것도 모르는지 엄청나게 움직인다. 내 배가 꿀러덕 꿀러덕 할 정도로. 하긴 그 비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답답하리. 식욕도 전혀 없고, 집 청소도 해야하는데 도무지 아무런 의욕도 에너지도 없다. 먼지는 보이는데 힘은 없을 때,, 얼마나 짜증나는지 다른 사람들은 알까. 또 무리했다가는 오늘 밤에 진통이라도 시작할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짜증은 나도 아예 손도 까닥 안하고 있다.

아가가 태어나면 더 고된 나날들이 닥치겠지. 하지만, 우리 천사같은 아가가 있을테니.. 힘든만큼 웃음과 기쁨도 있을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 건강할 우리 아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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